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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요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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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심 정경호 2012. 6. 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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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 마음 지난 겨울에 기관지염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기침이 서너 달 지속되는 탓에 방송 녹화마저 취소하는 불상사도 있었습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한의사에게 운동부족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제부터 최우선 순위는 무조건 운동이다!' 굳게 다짐하고 우산봉이라는 작은 산을 틈틈이 오르기로 했습니다. 월요일에 약간의 물과 간식을 배낭에 챙겨 떠났지요. 정상에 오를 때까지는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랫동안 미루던 운동을 시작했다는 자부심과 이까짓 기관지염에 끌려다니지 않으리라는 투쟁심이 솟구쳤습니다. 문제는 하산 길이었습니다. 등산로는 거의 빙판길이었고 스틱이나 아이젠도 없었기에 더럭 겁이 났습니다. 왜 이렇게 미끄러울까 생각하다가 등산화 바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미 바닥이 마모되어 구도를 신고 산에 오른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뒤집어져 온몸이 쑤시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어 예정된 운동을 이를 악물고 해냈습니다. 결국 금요일 오후에 탈이 나서 병원에서 수액을 맞아야 했습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해야겠다는 조바심이 헛된 열정을 불러 대가를 톡특히 치른 것입니다. "지켜보는 냄비는 끓지 않는다"라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기다리며 초조하게 마음먹으면 역설적으로 바라는 결과를 쉽게 얻지 못한다는 의미지요. 심리학자 닐 워렌에 따르면, 보통 사람은 평균 1분에 최고 1,300단어로 혼자서 수다를 떤다고 합니다. 돈, 자녀, 건강, 앞날의 문제.... 이런 마음속 수다에 휘 둘리다 보면 조바심에 사로잡혀 종종 실수도 저지릅니다. 조바심을 일으키는 수다스러운 마음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마음속 소리가 잦아들고 맑은 마음이 유지되는 상태, 곧 고요한 마음일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주위의 수군거림과 시선에도 섣불리 휘말리지 않는 잔잔한 마음입니다. 이러한 '고요한 마음'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선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부활 직후에 제자들에게 "너희에게 평안이 있을지어다" 라고 하시며 고요한 마음의 복을 먼저 주셨던 것 아닐까요?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며 조바심을 물리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내면의 '중심'에 내 목소리가 아닌 목자의 음성이 선명하게 드려지는 기적을 날마다 체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작가 조신영(생명의 삶 QT 2012년 6월호 에서) [샤마임 영성 공동체]
출처 : 샤마임 영성 공동체
글쓴이 : 지붕과 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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