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진후야!
2001년 3월. 호서대학교 종합정보관 준공식을 마치고 교수 휴게실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진후를 돌보던 아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진후가 심한 뇌출혈을 을으켰어요. 당신이 빨리
와야 할 것 같아요. 진후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 주세요."
아내는 울고 있었다. 아내는 평생 아들을 위해 하나님께 매달렸던
믿음의 여인이었다.
그날 밤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면서 진후에게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그 몹쓸 신장병 때문에 내가 주님을
만났단다. '작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네 아들을 감사해 본 일이
있느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뒤, 나는 거듭났어.
너는 그 작은 십자가를 평생 지고 다녔지. 그 십자가 때문에
친가 외가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고 영생을
얻었는지 셀 수가 없다. 이제 너는 주님의 품 안으로 돌아가겠지.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알지만 너를 먼저 보내는 것이 안타깝구나.
나는 실컷 울 거야. 우리의 이별이 안타까워 울 거다. 그러나 울음
속에서 네 환한 웃음을 찾을 거야. 육신의 고통을 영적인 승리로
바꾼 네 믿음을 찬양할 거란다. 참 수고 많이 했다. 작은 십자가를
지고 큰일 많이 했다. 주님이 칭찬하시겠지. 승리의 면류관을 네게
주시겠지. 축하한다. 부디 잘 가거라. 그리고 항상 함께해 다오."
[나는 위대한 과학자보다 신실한 크리스천이고 싶다 / 정근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