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이 실종된 강단
최근에 첫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 한 편에서는 기쁨과 함께 벌써부터 성탄절이 기다려지는 설레임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참 우습지요.^^ 마치 어린 아이같은 마음에 나이가 먹을 대로 먹어버린 제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어린아이와 같지 안으면 천국의 유업을 받지 못한다는 말씀이 스쳐지나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최근에 한국교회의 강단에 대한 아쉬움이 제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자신도 목사라는 직분을 가진 자라 예외가 아니라 생각됩니다만, 이제는 강단이 본질로 되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전히 말씀의 강단에서 많은 설교자들이 '복음'을 외칩니다만, 그런데 말만 복음일 때가 많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적절한 자기 자랑과 함께 자신의 신앙의 위대성을 강조하기를 시작해서, 어느 순간 예수 그리스도는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느낄 때마다, 목사로서 회개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어느 때에는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설교자는 성숙해야 하고, 영혼들을 향하여 깊은 고뇌를 가져야 합니다만, 고뇌의 흔적이 없는 말씀의 선포에 많은 분들이 식상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을 듣습니다. 최근에 계속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도해보지만, 결론은 제 자신부터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문제는 '신학교'의 문제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학문을 위한 학문, 그리고 성공을 향한 지나가는 과정으로써 신학교가 운영되는 한 한국 강단은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현 교회의 엘리트 주의도 문제라 생각됩니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을 갈릴리 어부와 죄인들을 선택하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 묵상해보다가, 문득 이들에게는 '가슴'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식했어도, 죄인이었어도 그들은 뜨거운 열정과 가슴을 가진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랬기에 그들은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어떻습니까? 최소한 담임목사로 청빙되려면, 박사 학위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본 조건이 한국의 상류대학을 학부를 나와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을 찾습니다. 엘리트 중에 엘리트를 찾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또 놀라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가 목회자를 청빙할 때, 이 분은 기도를 얼마나 하는 사람인가? 가슴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가? 혹은 하나님의 복음을 향한 열정이 얼마나 불타고 있는 사람인가?를 묻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묻습니다. 당신의 뒤에는 누가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학교를 나왔습니까? 당신의 집안 배경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어떤 목사님과 장로님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까? 등등...
그래서일까요? 신학교에 들어와서 말씀을 연구해야 할 사람들이 가끔은 깊은 고뇌의 신학 보다는, 말씀 앞에서 신음하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 뒷 배경을 든든히 할까 하면서 그것을 찾는 것에 혈안이 되는 모습을 종종 보기도 합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중에는 신실한 하나님의 종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신실한 종들을 볼 때마다 한국교회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라는 안도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잘못된 흐름은 큰 문제로써 우리에게 다가옴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는 이제 진정한 말씀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깊은 고뇌 속에서 나오는 처절한 십자가의 복음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순교를 각오하고 외쳤던 신앙의 선진들의 가슴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제 자신부터 이 가슴으로 불태우는 말씀을 부여잡기를 소망해 봅니다. 어느덧 현재 개혁교회의 대형교회들이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금 재를 뒤집어 쓰고 옷을 찢는 회개와 함께 외형보다는 성령이 충만한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자들을 배출하고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의 말씀이 회복되는 강단을 위해서 기도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제가 주제넘게 열이 났던 것 같습니다. 다만 말씀 다운 말씀을 선포하기를 소망해 보는 이름 없는 목사의 자그마한 소망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봅니다. 그리고 한국 강단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해보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샬롬
어느 날
지심 정경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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