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상(meditation).
묵상에 대하여는 본 소고에서 “묵상, 명상, 관상” 부분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더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여기에서 기도의 단계 중 묵상이 지니는 의의는,
묵상기도를 행함으로 인해서 초자연적인 진리가 지닌 의미를
꿰뚫어 본다는 데 있고, 이 묵상을 통해서 정감적인 기도나
관상으로 흐르게 된다는데 있다. 특별히 묵상에 대하여
아빌라의 데레사는 그의 책 『영혼의 성』에서 4궁방에 대한 이야기에서
언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빌라의 데레사는 이 묵상을
추리적 관상이라고 부르는데, 관상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러한 추리적 관상을 멈추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 정감의 기도(affective prayer)
정감의 기도란, 사랑이 우세한 단순화된 묵상으로서 의지작용이
지성의 작용보다 우세한 형태의 기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감기도의
실천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기도는 추리적 묵상과 영적 독서들이다.
우리가 매일 묵상을 하게 되면, 묵상 중에서 어떤 감정을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에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겸손히 주님의 사랑에 맡기게 되고,
이러한 것들이 점점 반복됨에 따라서 우리는 추리적 묵상에서 정감적 기도로
이행되게 되는데, 여기에서 아무리 우리의 이성이 추리적 묵상에 의해서
정감적인 기도로 옮겨가게 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의지는 그대로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추리적 묵상과 함께 영적 독서가
필요하게 되는데, 영적 독서는 우리의 의지를 자극해서 정감기도에서
더 깊은 차원으로 옮겨갈 수 있게 의지를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정감기도의
실천에 있어서 중요한 실천사항은, 묵상을 행하다가 의지의 정감이 유발되는
순간에 추리묵상을 잠시 멈추어줌으로써 정감기도가 이행되게 되고, 그리고
영적 독서에서는 영적 독서 중에 어떤 생각이 의지활동을 자극하게 될 때
독서를 중단하고서 그 의지가 작용하도록 허용할 때 정감의 기도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정감기도에서 피해야 할 위험도 있는데, 그 위험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억지로 애정과 의지작용을 불러일으키려 하는 것이고,
둘째, 감각적 위로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며,
셋째, 습관적 정감기도에 익숙하게 된 사람은 묵상을 더 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위험한 발상을 하게 된다는데 있다. 이러한 위험성에 대하여 아빌라의 데레사는
때때로 낮은 단계의 기도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정감적 기도를 통해서 “덕행을 더욱 열성적으로 실천함, 지향이 점점
순수하게 됨, 극기 및 초탈의 영(정신), 애덕이 증대됨 및 자신의 의무를
충실하고 정확히 수행함 등”의 열매들을 얻게 된다. 이 기도부터는 사람의
능동적인 노력으로 수동적 상태에 들어가게 되나, 수동적 상태 이후의 일어나는
일들은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 기도는 주부적 관상으로 이끌어
가는 과정상의 기도라고 볼 수 있다. 즉 이 기도는 신비적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완전한 기도를 향하는 한 단계의 기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