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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신도 같은 목회자
어제 제가 속한 노회의 시찰회에서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의 야유회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가는 산행이었을 것인데, 저는 의료선교(단기선교 혹은 비전트립)가 끝나면 이상하게 운동을 멈추는 스타일이라 매우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온 몸에 땀이 흐르면서 역시 산이 좋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차 안에서 한 목사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제 60을 바라보시는 선배 목사님의 이야기 중에서 제 마음에 다가온 것은 "교회는 목회자 같은 평신도 많으면 분열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목회자 같은 목사가 많다는데 있습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한동안 이 말의 의미를 헤아리고 있는데, 그 뒷말에 제가 '그렇구나'하는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평신도는 목회자 같은 평신도가 되면 안되지만, 목회자도 목회자 같은 목사가 되면 안된다는 말' 뒤에 "평신도 같은 목회자"가 필요한 시대가 지금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교회가 쇄퇴기에 들어섰다고 하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목회자 같은 목사"가 많아서라는데 공감이 되었습니다. 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혹 지금 '목회자 같은 목사'의 길을 걷지 않는가 자문해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와 함께 이야기를 하신 목사님은 미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인 목회를 하시다가, 목사님의 아버님의 소원이 '한국에서의 목회'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말씀에, 하나님 나라 가신 뒤에 그 말씀이 가슴에 유언처럼 들려서 미국목회를 포기하고 한국에 들어오신 목사님이셨습니다. 지금은 시골 작은 교회를 이름 없이 섬기시는 목사님이셨기에, 제게는 일반적인 말씀으로 들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강절 기간을 지내면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묵상해 봅니다. 주님은 이 땅에 오시면서 '하나님의 위치에서 인간'을 사랑하신 것이 아니셨습니다. 오직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사람의 입장에서 사람을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함께 하셨습니다. 엄청난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감히 우리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주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인 우리 또한 그렇게 주님의 뒤를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린도 후서 2장 14-15절 말씀에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것이겠지요. 장로님은 장로님의 모습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그리고 안수집사님들은 안수집사로서, 권사님들은 권사로서, 목사님들은 목사로서 그 향기를 발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하여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겠지요. 그래서인가요! 평신도 다운 평신도가 이 시대에 필요하고, 평신도 같은 목회자들이 이 시대에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평신도 같은 목회자, 주님의 복음을 위해서 열정을 불태울 수 있고 헌신할 수 있는, 그리고 선교에 목숨을 걸 수 있는 목회자가 되어보기를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오늘도 주님의 평안이 함께 하시길...샬롬^^
어느 날
지심
ⓞ지심 정경호 words more... 샤마임 도서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