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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교회를 믿을 것인가? :교회는 찬양의 대상인가? /한스 큉

하나님의 사람들

by 지심 정경호 2007. 10. 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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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찬양의 대상인가?

이 문제의 서론격으로 영국의 사학자요 정치가인 매콜리의 말을 넉넉히 인용해 두는 것이 좋겠다.
"예나 지금이나 이 지상에서 로마 카톨릭 교회만큼 고찰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정책 업적은 없다. 이 교회의 역사는 인류문명의 兩大 시대를 연결하고 있다. 판테온에서 희생제물의 연기가 일고 원형극장에서 호랑이와 기린이 뛰는 것이 보이던 시대들을 회상시키는 제도로서 지금도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 것은 이밖에 둘도 없다. 역대 敎宗의 계보에 비하면 당당한 욍실들도 어제의 일이다. 이 계보는 19세기에 나폴레옹을 대관한 교종에서 8세기에 페핀을 도유한 교종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 되기로는 베니스 공화국이 둘째이나, 이 역시 로마에 비하면 얼마 안된다. 베니스 공화국은 사라졌는데, 교종직은 남아 있다. 교종직은 쇠퇴한 것도 아니고 단지 오래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충만한 생명과 청춘의 정력을 가지고 상존하고 있다. 오늘날 카톨릭 교회는 저 아우구스티누스와 함께 켄트에 상륙한 이들처럼 열렬한 신앙의 사자들을 세상끝까지 보내고 있고, 아직도 교종들은 저 레오1세가 앗틸라를 대적하던 것처럼 용감하게 敵性 집권자들을 대항하고 있다 ...... 오랜교회의 지배가 종말에 가까워오고 있다는 아무런 징조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교회는 현재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정부들과 모든 교회들의 시작을 보았거니와, 우리는 교회가 이 모두의 종말도 보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으리라. 교회는 색슨족이 영국에 발을 딛기 전부터, 프랑크족이 라인강을 건너기 전부터, 희랍인의 웅변이 안티오키아에서 꽃피고 멕카의 사원에서 우상이 숭배되고 있을 때부터 이미 거대한 존재로 나타나 존경을 받았다. 아마도 교회는 언젠가 한 뉴질랜드의 여행자가 바울로 성전의 폐허를 스케치하려고 광막한 고요 속에서 런던 브리지의 부서진 아치 위에 자리를 잡게 될 때에도 여전히 쇠하지 않은 정력을 가지고 존속하리라."

여기에 현실 교회가 있지 않은가? 매콜리의 美文이 서술하고 있는 것은 前後의 다른 사람들도 느끼고 자주 표현한 바 있다. 그리고 그것은 ㅡ 소리야 크든 작든, 태도야 열렬하든 조심스럽든 ㅡ 하나의 찬양이다.
무엇 때문에 찬양하는가? 유난히 줄기차게 이룩되어 온 역사, 우러러볼 만한 연륜과 생기발랄한 청춘, 보잘것 없는 뿌리에서 솟아나 온 세상에 퍼진 강력한 조직, 수억의 신도와 질서정연한 교계제도, 풍부한 전통과 고상하고 장엄한 의식, 심오한 신학적 교리체계, 광범한 세속문화를 육성해 낸 서구 그리스도교계의 위용, 현대적 사회교리...
그러나 매콜리와 그밖의 수많은 사람들이 카톨릭 교회를 보고 탄복하면서도 거기에 속하기를 원치는 않았다. 카톨릭 교회사를 찬양하면서 카톨릭 신자는 아닐 수도 있다. 또 아마 카톨릭 교회를 찬양하지는 않으면서 카톨릭 신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든 카톨릭 교회 안팎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찬양이 교회와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본질적인 관계가 없는, 역사상의 다른 제도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사회심리적 현상일 뿐이다. 그것은 대영제국을 찬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국인이 아니라도 영국의 유서깊은 역사,정치,조직,문화적 공헌을 찬양할 수가 있다. 찬양한다고 반드시 어떤 의무가 따르는 것은 아니다. 자기 개인 존재와는 아무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이 모든 것을 찬양할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가 어떤 웅장한 이국 교회를 찾아가서 둘러보고는 과연 대단하구나 하고 유심히 탄복해 마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그가 그 교회를 자기의 고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ㅡ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ㅡ 아니다.

이런 찬양과 감탄은 근본적으로 모두가 外樣에 대한 것이다. 외양도 교회의 일부이기는 하나, 그것이 교회의 내용은 아니다. 외양에 대한 태도는 아무래도 좋다. 카톨릭 교회가 만일 이렇다 할 역사의 조직, 예술과 학문, 문화적 업적과 화려한 의식이 적거나 없었던들, 오히려 더욱 카톨릭 교회다운 교회가 되지 않았을까. 사실 수 세기 동안 카톨릭 교회는 이런 것들 없이 존재했었다. 앞으로도 어쩌면 또 그렇게 될지 누가 아랴. 외모만 보아서는 피상적인 면에 머물뿐 ㅡ물론 이 역시 매우 현실적이기는 하나 ㅡ 참으로 내적인 본질을 꿰뚫어보지는 못한다. 이 내적 본질을 보기 위해서는 역사가나 문화철학자,심미가,사회학자,정치가의 눈만으로는부족하다. 외적 구조 안에 있는 진정한 내적 본질은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의 눈으로만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출처 :어둠속에 갇힌 불꽃
출처 : 샤마임 수도원 공동체
글쓴이 : 지붕과 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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