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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렇다면 교회는 비판의 대상인가?

하나님의 사람들

by 지심 정경호 2007. 10. 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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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감탄의 대상이 되는 이 교회의 외모는 스캔들이 될 수도 있다.
교회의 외모가 누구에게나 그를 안으로 불러들이는 현관 구실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외양은 내면을 보지 못하게 하는 육중한 담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에서 본 것처럼 카톨릭 교회의 역사는 적극적인 면에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소극적인 면에서 보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교회가 역사를 형성하고 지배해온 전과정에서 오히려 역사에 유혹되고 굴복해 온 모습을 보고 있다.
교회의 강력한 조직에서는 현대적 수단을 이용하는 권력기구를, 막대한 숫자의 신도들에게서는 천편일률의 전통교회를, 교계제도의 정연한 질서에서는 허식과 권력을 탐하는 관료주의를, 화려한 의식에서는 중세의 바로크 전통에 매여 복음과는 거리가 먼 형식주의를, 통일된 교리체계에서는 비역사적,비성서적으로 공허한 철학적 개념에 의하여 조작된 엄격한 권위주의적 스콜라 신학을, 서구 문화헤 공헌한 업적에서는 세속화와 본연의 직무의 유기를......

교회의 지혜와 권위와 업적을 찬양하고 교회의 찬란함과 감화력과 특권을 경탄하는 이들이, 구태여 교회의 유대인 박해와 십자군 행렬을, 이단자 재판과 마녀 화형을, 식민주의와 "종교전쟁"을, 개인과 사상에 대한 그릇된 단죄를, 노예문제,전쟁문제,사회문제에 있어서 또는 특정한 사회제도,정치체제,이념체계와의 영합에 의하여 저지른 수많은 과오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한편, 교회의 광채가 아무리 찬란하다지만 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현실의 大海를, 온갖 잔인과 위협과 편협을, 갖은 해태와 비굴과 용렬을, 사랑의 결핍을 간과할 수가 있을까?
그렇다. 매콜리와 그밖의 많은 이들의 온갖 찬양과는 반대로, 매콜리와 같은 세기의 키엘케골, 도스또옙스키 같은 이들과, 금세기의 바르트, 본회퍼, 베르나노스, 슈나이더, 뵐, 에이머리, 혹후트 등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과 더불어 과학자,의사,심리학자,사회학자,언론인,정치가,노동자, 지성인 등 각계각층의 남녀노소들이, 교회생활을 하거나 안하는 많은 카톨릭 신자들이 교회를 비판하고 있다:
빈약한 설교를, 부적당한 예배 형식을, 외면화된 신심 활동을, 본래의 정신을 잃은 전통을, 틀에 박힌 권위주의적 敎條를, 실생활을 떠나 決疑論에 빠진 윤리를, 기회주의와 편협을, 각급 교회 직무 담당자들의 형식주의와 오만한 태도를, 교회 내의 창의적 인물의 결핍을,,,

여기서 여러 가지 호교론이 나올 수도 있다. 교회에 대한 비난 중에는 종종 무식하고 과장되고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흔히는 거짓되고 더러는 악의에 찬 것도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는 언제나 대답이 가능하다. 여기서는 변명과 옹호와 정당화가 제격이다. 그러나 한편 교회에 대한 비판의 대부분이 정당하고 근거있고 요컨대 옳은 말임을 누가 부인할 수 있는가. 이런 경우에는 어떤 호교론도 무익하다.
어떤 이가, 왜 자기는 애당초 또는 이제부터 교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지, 왜 교회를 멀리하는지, 진심으로 이유를 들어 ㅡ혹은 공감은 하노라고, 혹은 관심이 없노라고, 혹은 반대하노라고, 심지어 증오하노라고ㅡ 설명할 때, 교회의 신자는 대체 그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더구나 이 신자 자신이 만일 자기 교회가 어떤 다른 종교나 신심 단체보다 훌륭한지, 어떤 다른 사회나 제도보다 종교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나은지, 심각한 ㅡ양심적으로 있을 수 있는!ㅡ 의문에 빠질 때, 그는 자기자신에게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교회는 찬양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캔들의 대상이 되거나 적어도 비판 ㅡ실망이든 불만이든, 한심해서든 씁쓸해서든ㅡ 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찬양에 근거가 있다면 비판에도 근거가 있다. 교회의 일원이 아니면서 교회를 찬양할 수도 있듯이 교회의 일원이면서 교회를 비판할 수도 있다. 찬양과 마찬가지로 비판도 교회 안팎에서 다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이 교회와의 관계에 궁극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은 아니다.
비판 역시 일차적으로는 신앙과 본질적인 관계가 없는, 다른 역사상의 제도와의 관계에서도 있을 수 있는, 하나의 사회심리적 현상일 뿐이다. 국가에 대해서도 자기 국가를 비판하고 그 약점과 실정, 그 역사와 헌법과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그 국가의 국민일 수 있고 또 국민이기를 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출처 :어둠 속에 갇힌 불꽃
출처 : 샤마임 수도원 공동체
글쓴이 : 지붕과 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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